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산업통상자원부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최종년도인 2030년의 전력수요를 7차 계획 대비 10% 가까이 적은 것으로 예측했다. 7차 계획을 작성하던 2년전에는 2030년 전력수요를 113.2GW로 잡았으나 이번에는 11.3MW 감소한 101.9MW로 추정했다. 

이같은 중기 전력수요 예측에 대해 원전 지지 세력은 탈핵 정책으로 인한 원자력발전소와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사실은 전력수요를 이처럼 감소시킨 것은 선거가 있기 전에 결정됐다는 소식이다. 발표시기가 선거후로 미뤄지면서 본의 아닌 오해를 산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했다.

정부가 전력수요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기준 수요에 전력을 아껴쓰는 수요관리 방안을 감안해 목표 수요를 책정하고 목표수요를 토대로 발전소 증설이 필요한지 여부를 따져 최종적으로 발전 설비 계획을 수립하고 발전소 신증설 허가를 결정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최근 열린 8차 전력수급계획 수요전망 워킹그룹 보고에 따르면 과거 6, 7차 전력수급계획부터 주력 예측모형으로 이용한 전력패널 모형을 사용해 추정한 결과 2030년 목표수요가 101.9GW로 나타났다. 워킹그룹은 정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7차계획 수립시 사용한 전력패널 모형과 총에너지패널 모형, 구조변화모형, 시계열모형, 미시모형 등 4개 모형을 추가로 활용해 타당성을 검증했다는 것이다.

같은 모형을 사용했는데도 2년전과 달리 전력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은 이 모형들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평균 GDP 성장 전망치가 올해 3월 기준으로 2.5%를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7차계획을 작성하던 당시는 3.4%였으나 이후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KDI가 성장 전망치를 낮췄고 이를 적용했기 때문에 전력수요도 줄어들었다는 것. 전력수요는 경제성장과 밀접되어 있기 때문에 예상 경제성장률이 상수로 적용된다. 

워킹그룹은 KDI가 최근들어 GDP 전망을 다소 상향 조정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연평균 성장률을 2.7%로 상향 조정하면 2030년 최대수요는 2.6GW 증가한 104.5GW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전력수요가 7차계획보다 11.3GW 감소할 경우에는 한국형 표준화력이나 표준원전(APR1000)으로는 약 11기, APR 1400 최신 원전으로는 약 8기가 전출력으로 전력을 생산할 때의 양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만큼 발전소를 세우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정부는 워킹그룹이 예측한 전력수요에 수요관리 목표량을 다시 정하고 8차 수급계획에 필요한 설비를 결정한 다음 적정예비율을 어느 규모로 할 것인지 등을 최종적으로 설정해 전력수급계획을 작성할 방침이다. 워킹그룹이나 당국 역시 2030년 전력수급 목표수요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과거와 같이 무조건 늘려놓고 보자는 식의 수요예측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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