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포드대 스미스스쿨 연구진 보고서 조언

▲ 2005~2008년 유럽내 신규석탄화력 건설계획 및 취소율

[이투뉴스] 우리나라 5,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기간에 해당하는 2005년~2008년 사이 유럽에서 수립된 신규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계획의 77%(설비용량 기준)가 취소됐으며, 완공된 발전소 역시 수익성이 악화돼 큰 재정부담을 안고 있다는 현지 보고서가 나왔다.

아직 신규 석탄화력을 다수 검토하고 있는 아시권 국가들의 기업과 입법당국, 투자자들이 유럽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조언이다.

11일 옥스포드대 기업환경 스미스스쿨(University of Oxford Smith School of Enterprise and the Environment)의 지속가능한 금융 연구팀이 제공한 '2005~2008년 유럽 대규모 석탄화력 확대 계획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유럽 발전사들은 모두 49GW 이상의 신규 석탄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국가별로는 독일이 약 20GW이상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기타나라들 14GW, 영국 7GW, 네덜란드 4GW, 폴란드 3GW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계획은 머잖아 물거품이 됐다. 계획용량의 77%에 해당하는 37.8GW가 취소됐고 1.1GW는 여전히 건설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다.

또 건설된 발전의 경우도 사업성 하락으로 어려움이 가중돼 발전사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같은 현상은 석탄업계에 총체적 불안감을 주는 한편 재정적으로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연구진은 기업들이 근거없이 석탄의 미래를 낙관한 것이 결정적인 패착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는 현재 신규 석탄화력을 계획하고 있는 아시아권 국가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조언했다. 

벤 칼데콧 옥스포드대 지속가능 금융프로그램 박사는 “유럽 발전사들은 신규 석탄화력을 잘못 전망했고 그에 따른 엄청난 비용을 지속적으로 감당해 왔다”며 “이로 인한 좌초 자산과 실적 부진은 여전히 전력사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더 많은 석탄화력발전소가 유럽에서 지어졌더라면 발전사가 떠안아야 할 부담은 더 컸을 것이다. 가령 영국과 같은 국가에서 석탄은 이미 사양길을 걷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벤 칼데콧 박사는 “유럽의 경험은 현재 석탄발전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아시아의 발전사 및 투자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신규 석탄발전에 투자하면 성과를 낼 수 없다. 석탄에 관한 예측은 틀릴 가능성이 높고 전력업계 혼란 상황에 특히 취약한 항목”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문재인 정부의 탈석탄 정책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한국은 석탄을 줄이고 태양광 및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로 전환해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면서 “이는 무모하게 석탄을 확대, 역효과를 낸 유럽 전력사들과 같은 실수를 겪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컨설팅사 우드 맥킨지에 의하면, 중국의 석탄 사용량은 지난 5년간 약 40% 감소했고 이는 석탄업계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실제 중국 전력사들은 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으며, 최고 수준의 이익을 내고 있다. 물론 에너지수급 여건은 각국마다 천차만별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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