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프로젝트 취소나 연기, 투자금 회수 빠른 소규모사업 전향

[이투뉴스] 다국적 거대 석유 기업들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상당히 호전된 실적을 발표했다. 비용 절감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미 언론들은 평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적자 상태에서 벗어났지만, 공격적인 성장세로 돌아갈 기회는 낮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엑손모빌은 전년보다 두배 상승한 33억5000만달러 이윤을 냈다고 발표했다. 셰브론은 전년도 2분기 적자에서 14억 5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로얄 더치 셸은 전년 대비 3배 상승한 36억달러 순수익을 냈다. 

토탈 SA는 전년대비 14% 상승한 25억달러 이윤을 올려 3분기 연속 순익 성장을 기록했다. 스타토일은 전년대비 3배 상승한 30억달러 이윤을 올렸다. BP는 대체원가손실이 전년보다 5% 하락한 7억달러로 감소했다.  

저조한 실적을 보이거나 심지어 마이너스 성적표를 내던 회사들이 전반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읽히고 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저유가가 유지되면서 글로벌 원유 업계는 향후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로얄 더치 셸의 최고경영자는 최근 실적을 발표하면서 유가가 "영원히" 낮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원유 업계가 유가 50달러 선에서 경영전략을 새롭게 짜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오일 프라이스 닷컴>은 보도했다. 올해 뿐 아니라 장기적인 전략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가 얼마나 급진적으로 변화를 이뤄낼지는 아직 미지수다. 

글로벌 원유 업계는 지난 몇 년간의 위기에 대비하고 고유가를 기다리는데 시간을 소비했다. 이제 이들은 고유가 시대가 끝났다는걸 실감하고 적응하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형 원유 회사들은 초대형 사업들이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투자금 회수가 빠른 소규모로 사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카자흐스탄의 카샤간 컴플렉스 같은 초대형 복잡한 사업들은 앞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낮다. 대신 소형 원유 회사들처럼 셰일 시추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알레산드로 블라시 프로그램 직원은 "엑손모빌과 셰브론 같은 회사들은 미국 셰일 사업에 대한 지출 비율을 재수정했다. 다른 회사들도 셰일 사업에 보다 많은 자금을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의 공통점은 단기간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소형 사업에 대한 투자를 더 늘려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장기 대형 사업이 많았던 원유 산업에선 아주 큰 변화다"고 지적했다. 

원유 업계의 다년간 비용 절감 노력이 실적 회복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원유 대기업들은 운영을 간소화하고 장비를 규격화해 생산 비용을 상당히 삭감했다. 아울러 지출을 줄이기 위해 첨단 기술을 폭넓게 이용하기 시작했다. 화상 회의부터 생산량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컴퓨터 모델링까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전략은 곳곳에서 이뤄졌다. 

무엇보다도 원유 회사들은 유가 50달러에서도 적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수 년간의 적자에서 탈출해 배럴당 50달러 수준에서도 이익을 내기 시작한 회사들이 적지 않다. 

BP는 자사 손익분기점이 전년도 60달러에서 현재 배럴당 47달러로 크게 낮아졌다고 밝혔다. 실적 향상 소식은 배당금 지불을 할 능력이 안될 것이라는 우려를 씻어냈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연구 노트에서 "유럽 최대 원유 회사들은 2014년 1분기 브렌트유 배럴당 109달러였을 때보다 2017년 1분기 브렌트유 배럴당 52달러일 때 잉여 현금 흐름이 더 높다"고 밝혔다. 

다만 2014년 이후 크게 불어난 부채 때문에 업계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셸의 최고경영자는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향후 15년 안에 석유 생산 정점(피크 오일)에 도달할 것이며 유가는 영원히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영원한 저유가는 초대형 원유 기업들의 위기 관리와 지출 삭감, 대형 탐사와 개발 연기 등을 의미한다. 투자자들도 이를 인지하고 비용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현금 흐름이 낙관적이고 배당 지불금이 안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유 업계 경영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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