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선진국과 달리 전력소비가 해마다 늘어나는 가운데 산업용 전력비중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전력다소비 산업을 억제함으로써 산업용 전력비중을 줄이겠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결과는 구두선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 

산업용 전력비중이 후진국과 같은 형태로 점차 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전기값이 그만큼 저렴하고 값싼 전기요금을 경쟁력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

산업용 전력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은 역으로 얘기하면 산업부문의 에너지 효율화가 정책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함을 웅변하는 것이다. 그러나 원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시장기능을 갖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전력요금 체계로는 에너지 효율화와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한국그린캠퍼스 협의회가 최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연도별 전력소비 증가율은 2010년 10.1%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1년 4.8%, 2012년 2.5%, 2013년 1.8% 수준으로 감소했다가 2015년 1.3%, 2016년 2.8%, 2017년 2.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전력소비 증가세는 전력소비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등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2005~2016년 전력소비가 44.2% 증가해 연평균 3.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세계 최대 1인당 전력소비국인 미국은 같은 기간 6.8% 감소했다. 영국은 같은 기간 20.7% 줄었고 일본 역시 8.5%, 독일 3.7%, 벨기에 12.7%, 네덜란드 6.9% 각각 줄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력비중은 최근 10년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산업용 전력사용량은 28만5969GWh로 2016년 27만8808GWh로 7161GWh 늘었다. 작년 전체 전력소비는 2.2% 늘었으나 산업용은 이보다 높은 2.6%를 차지함으로써 여전히 산업용 전력비중이 커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전력소비가 늘고 있는데다 산업용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여전히 우리나라가 비효율적인 전력다소비 산업을 주축으로 삼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가능한한 전력을 많이 소비하지 않는 첨단산업에 집중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에 치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나라의 1인당 전력소비는 미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증가추세가 계속될 경우 2021년 경이면 우리나라가 미국을 추월해 1인당 전력소비가 세계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타성에 젖은 에너지 정책은 쉽게 고치기 어렵다. 이미 계획했거나 진행 중인 정책들을 전반적으로 뜰어고치지 않는 한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증가를 막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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