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워싱턴과 뉴욕, 미시건 비롯 호주 등으로 확산

[이투뉴스] 전 세계적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의 환경 정책을 이끌어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패러다임으로 녹색 금융이 떠오르고 있다. 

녹색은행은 미국 코네티컷 주에서 2011년 처음 설립된 후 로드 아일랜드와 뉴욕, 미시건,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영국, 호주, 일본, 말레이시아가 연이어 녹색자본을 일으키며 경제 성장과 환경 보호라는 두 과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들을 본보기 삼아 친환경에너지와 건물 효율화, 교통 시스템 효율에 필요한 자금을 대기 위해 녹색 은행 설립을 고려하거나 추진 중인 도시들과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선 미국의 워싱턴 DC는 녹색 은행 사업에 가장 최근 참여한 도시다. DC는 그 동안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왔으며, 그 중 하나로 최근 녹색 은행 사업을 결정했다. 

녹색 은행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틴 바빅은 “DC 탄소 배출의 75%가 건축에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도시들의 온실가스 배출 부문에서 건출물이 차지하는 비율보다 두 배 정도 많다”고 말했다. 

뮤리엘 바우저 DC 시장은 시를 2050년까지 탄소 중립적인 수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바빅은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일반인들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DC가 녹색 투자 은행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다. 

그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간 부문 투자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는 공통된 인식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워싱턴 DC는 향후 5년간 매년 700만 달러를 녹색 은행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 기금은 시의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를 준수하지 못한 지역 발전회사들에게 부과된 벌금에서 나올 것이라고 마크 넬슨 DC 에너지환경부 담당자는 말했다. 

넬슨 씨는 “발전 전력의 일부는 재생에너지 또는 지역에서 공급된 태양광 발전원에서 공급되어야 한다. 이를 따르지 못한다면, 벌금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천연자원보호 위원회가 발표한 녹색 은행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성공적인 녹색 은행 사례로 코네티컷 주가 꼽히며 녹색 경제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코네티컷 주의 태양광주택(Solar Homes) 사업과 일자리 기회 법(Jobs Opportunity Act)에 대한 평가에 따르면, 최근 법들은 2012년과 2037년 사이에 에너지 절약으로 1억2600만 달러의 추가적인 개인 소득과 약 1768개 일자리를 발생시킬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심스 연구원은 “녹색 은행 전략이 진행되기 이 전의 태양광 사업은 활용률이 꽤 낮았다”고 말했다. 

코네티컷 녹색 은행은 US 뱅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재정 구조가 환경 보호와 에너지 비용의 부담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2012년 코네티컷 녹색 은행은 저소득 가정을 위한 20개 사업에 참여 50만 달러를 지원했다. 지난해 코네티컷 녹색 은행 연례 보고서에 의하면, 은행의 개인 투자 파트너들은 1838개 프로젝트에 7850만달러를 지원했다. 

2012년 대비 사업건수는 90배나 늘었고, 투자액은 150배 상승했다.

뉴욕 녹색 은행의 활약도 눈에 띄고 있다. 현재까지 약 5000만 달러의 대출금은 뉴욕 시 저소득 지역의 시내 자전거 프로그램의 확대에 지원됐다. 자본 확보가 어려운 지역 사회에 녹색 은행이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아울러 비영리단체인 뉴욕 시티의 에너지 효율 조합(NYCEEC)은 건물의 청정 에너지 솔루션을 마련하기 위한 자금 조성에 힘썼다. 비용지불이 가능한 다가구 건물을 지원하는게 목표였다. 

이 조합은 청정에너지 사업에 약 1억340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했으며, 이 자금은 196채 건물 효율 향상을 포함한 4660 저소득 가구의 주택을 지원했다. 

에너지 효율에 투자할 때마다, 건물의 운영비를 절감되고, 이는 저소득 가구에게는 경제적 도움이 된다. 심스는 “에너지 비용 지출을 줄이는 것은 건물 관리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시건 주의 '미시건 세이브스'는 앞서 사례와는 조금 다른 형태의 녹색 은행 사업이다. 이 사업은 에너지 효율 증진 사업을 위해 1억 달러 이상을 거주형과 상업용 대출금으로 유치했다. 2009년 미시건 공공 서비스 위원회로부터 보조금 지원을 받아 시작됐다. 

미시건 세이브스의 타드 파커 고객 서비스 매니저는 “미시건 세이브스는 단순한 대출 기관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미시건 세이브스는 직접 대출 서비스를 하는 대신에, 인허가 받은 대출 기관의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현재까지 주정부 내에서 6개 신용 조합들이 최고 3만 달러까지 일반 고객들에게 대출 상품을 제공했다. 상업 대출자들을 위한 대출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모든 대출자들을 전문 컨트랙터와 연결시켜주고 있다. 

미시건 세이브스가 대출을 유치하기 위해 도입한 전략 중 하나는 전력 회사들을 끌어들인 것이다. 매달 공과금의 일부분으로 대출 상환을 받아들이도록 했다. ‘온-빌(on-bill)’이라 불리는 독특한 형식의 파이낸싱 프로그램이다. 

LED 전구를 설치한 후 설치 투자비를 전기 요금 청구서에 부과해 매달 할부로 회수하는 방식이다. 

3개 다른 투자자가 소유한 발전사, 56개 시 전력회사, 12곳의 협동 단체들이 있는 미시건 주에서 이를 운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모두 다른 형태의 청구 시스템, 다른 고객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시건 세이브스는 주민의 60~70%까지 온-빌 파이낸싱을 확대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온-빌 파이낸싱은 에너지 효율 증진 사업에 대한 자금 조달과 융자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파커 매니저는 “많은 온-빌 사업은 소비자의 공과금 지출 내역을 볼 수 있다. 10~12개월의 온-빌 납입이 있으면 신용 등급과 상관 없이 융자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소득 지역까지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주 내의 일부 대형 발전사들과 함께 온-빌 융자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같은 효율 증진 사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곳이 저소득 지역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절약과 가계 지출 절감 뿐만 아니라 건강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주도 이에 뒤질새라 녹색 은행을 통한 지속가능한 도시 투자 사업에 뛰어들었다. 녹색 은행 사업은 향후 10년간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에 약 10억 호주달러를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 호주의 '클린 에너지 파이낸스 코퍼레이션(CEFC)'은 1억5000만 달러를 기반 시설에 투자했다. 호주 전역의 공항과 항구, 전력 시설 일부의 배출 저감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CEFC가 기반 시설에 투자한 것은 처음이며, 멜버른과 브리스번 공항, 시드니 항구 등에 배출 저감을 목표로 투자금이 들어간다. 이 시설들의 배출이 5% 저감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약 6만9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낸다. 

기반 시설 배출은 호주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호주에서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의 긴급성이 대두되는 사건이 있었다. 호주의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에 있는 산호초 3분의 1이 2016년 9개월간 갑자기 높아진 수온 탓에 죽었다. 

최근 UN이 발표한 '지속가능한 개발 파이낸싱'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가 기후 변화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면서 향후 15년간 공공, 개인 자산 90조 달러를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연간 인구당 약 800달러의 지출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파리 기후 협약도 기후 변화를 대처하기 위한 자본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인정하고 있다. 현재 우리 나라의 녹색 투자 자금은 크게 부족하다. 기후 변화 대처에 중추적 역할을 할 녹색 금융 시장의 국내 활성화 방안도 시급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시애틀 =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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